문학성과 대중성이 만난 작품 『휘청거리는 오후』는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평범한 중산층 가족의 삶을 다룬 소설로,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세 딸, 초희, 우희, 말희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그 과정에서 파생된 자영업자 허성 씨와 부인 민 여사의 가치관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서울 중산층의 삶과 의식을 넘어 사회구조와 의식의 차원을 다뤘다. 작은 집단의 모습에 거대한 사회적 흐름을 투영시켜 담아온 박완서 특유의 소설 구조가 나타난 세태 소설이다. 세 자매의 연애 및 결혼 과정에 절묘히 얽혀 있는 물질 숭배 사상과 여성에 대한 이중적 잣대, 사회적 편견과 강박 등이 이 소설을 지배하고 있다. 『휘청거리는 오후』는 박완서의 작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준 소설이다. 「동아일보」 연재를 마친 후 출간되었으며 3년 동안 10판이 넘게 인쇄되며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곧이어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돼 방영되기도 했다. 목차 6 밀월 7 환절 8 응석 9 적요 저자: 박완서 1931년 경기도 개풍군(現 황해북도)에서 태어났다. 교육열이 강한 어머니에 손에 이끌려 서울로 와, 숙명여고를 거쳐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나 6.25의 발발로 학교를 그만두고 미8군 PX 초상화부에서 근무했다. 1953년 결혼하여 1남 4녀를 두고, 마흔이 되던 1970년, 전쟁의 상흔과 PX에서 만난 화가 박수근과의 교감을 토대로 쓴 『나목』이 여류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2011년 1월, 담낭암으로 타계하기까지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며 40여 년간 80여 편의 단편과 15편의 장편소설을 포함, 동화, 산문집, 콩트집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남겼다. 박완서는 삶의 곡절에서 겪은 아픔과 상처를 반드시 글로 쓰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시기를 살아냈다. "이것을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숙부와 오빠 등 많은 가족이 희생당했으며 납치와 학살, 폭격 등 죽음이 너무나도 흔한 시절이었다. 이름 없이 죽어간 가족들을 개별적으로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 처음 글을 쓴 목표였다. 그러나 막상 글을 통해 나온 건 분노가 아닌 사랑이었다. 그는 글로써 자신을 치유해나갔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덕분에 그는 자신의 이야기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당대의 전반적 문제, 가부장제와 여권운동의 대립, 중산층의 허위의식 등을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려 직간접적으로 의식을 환기시켰다. 그러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은 보기 드문 문인이었다. "죽을 때까지 현역 작가로 남는다면 행복할 것"이라는 말대로 그는 마지막까지 펜을 놓지 않았다. 박완서는 '소박하고, 진실하고, 단순해서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했다. 그의 글은 그를 닮았다. 낭독자: 신송이 KBS 34기 성우로, KBS 세상의 모든 다큐, EBS 생활백과 등 다수의 내레이션과 투니버스 '닌자고'의 '바니아 공주'역, '무민 가족의 한여름 대소동'의 '무민' 역 등의 애니메이션, 다수의 오디오북을 낭독하는 북텔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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